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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23 월악산 영봉을 찾았다...마이태자와 덕주공주의 혼이 살아숨쉬는....
태자의 몸으로 마의(麻衣)를 걸치고 스스로 험산(險山)에 들어온 것은,
천 년 사직(千年社稷)을 망쳐 버린 비통을 한몸에 짊어지려는 고행(苦行)이었으리라.
울며 소맷귀 부여잡는 낙랑공주(樂浪公主)의 섬섬옥수(纖纖玉手)를 뿌리치고
돌아서 입산(入山)할 때에, 대장부의 흉리(胸裡)가 어떠했을까?
흥망(興亡)이 재천(在天)이라. 천운(天運)을 슬퍼한들 무엇하랴만,
사람에게는 스스로 신의(信義)가 있으니, 태자가 고행으로 창맹(蒼氓)에게 베푸신
도타운 자혜(慈惠)가 천 년 후에 따습다.
천 년 사직이 남가일몽(南柯一夢)이었고, 태자 가신 지 또다시 천 년이 지났으니,
유구(悠久)한 영겁(永劫)으로 보면 천년도 수유(須臾)던가!
고작 칠십 생애(七十生涯)에 희로애락을 싣고 각축(角逐)하다가
한움큼 부토(腐土)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하니, 의지 없는
나그네의 마음은 암연히 수수(愁愁)롭다.
- 정비석의 산정무한 중에서 -
고등학교 시절에 달달 외웠던 문장이죠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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